오늘은 지난번에 하다가 멈춘, 교정치료와 사랑니의 관계에 대한 얘기를 마저 해보려고 해요.
이 분은 다른 치과에서 오래 교정치료를 하시다가,
치료가 잘 됐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오신 분입니다.
작은 어금니를 발치하는 교정을 하신 게 보이는데요,
그 덕분에 사랑니 4개가 모두 구강내로 맹출할 것으로 보이네요.
잘 맹출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역시 양치질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저는 사랑니는 발치하는 것을 권유하는 편인데요.
뼈속에 매복되어 있는 것 보다는 훨씬 쉽게 발치할 수 있겠지요.
반면,
무리하게 비발치로 교정치료를 마무리하려다 보면,
사랑니를 오히려 매복시켜서 발치하기도 어렵게 만들기도 하죠
상악은 발치를 하고, 하악은 비발치로 마무리한 경우입니다.
하악 어금니들이 어거지로 배열되어 있는게 보이시나 모르겠습니다.
노란선이 보여주는 것은,
뒤로 쓰러트리려고만 해서 치아끼리 단차가 나 있는 것입니다.
이러면 음식물이 많이 끼겠지요.
화살표에 보시는 거 처럼,
사랑니가 거의 뼈속으로 매복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면, 발치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면서 그 앞쪽 치아의 후방에 충치를 일으키겠지요.
무리하게 비발치로 배열하려고,
역시 무리하게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대개의 교정과 전문의들이 다른 치과일반진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랑니발치는 의뢰하게 되는데,
가끔 턱도 없이 고난이도 발치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어짜피 본인이 할 게 아니라 생각하는 걸까요.
그러면 뽑는 의사도 고생, 받는 환자도 고생이겠지요. ㅠ
아무리 생니를 뽑는 것이 아깝다고 해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발치교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앞니쪽에서 배열할 공간이 많이 부족하지 않아보여도,
어금니쪽에서 많이 부족한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감별을 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겠다 하겠습니다.
발치교정을 하고도, 사랑니가 날 공간이 모자란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분도 한참 교정치료를 받다가,
그 병원에 문제가 생겨서 제가 마무리하게된 케이스인데요.
화살표의 사랑니가 매복된 것이 보였습니다.
윗니, 아랫니 모두 교정발치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데는,
사실 교정의사의 책임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교정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사랑니 발치를 했으면,
뭐 그것도 쉽지는 않았겠지만,
이런 상태로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상태로는 결국 사랑니 발치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이것을 발치하게 되면 그 앞에 어금니도 거의 못 쓰게 되어 버리거든요.
사랑니가 잇몸뼈가 있어야 할 부분을 다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보시는 것 처럼,
사랑니의 존재는 교정치료에 있어서도 신경써야 할 이슈입니다.
사랑니가 아까워서 묵혀두는 것이 아니고,
환자도 시술하는 의사도 고생하지 않을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게 중요하겠지요.
교정치료의 목적이 단순히,
예쁜 얼굴, 가지런한 치열만이 아닌,
건강한 구강상태를 장기간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런 판단을 위해서라도,
교정치료의 경험은 물론, 일반치료의 경력도 가진 교정의사에게 보여주시는 편이 좋겠지요.
치료 끝이 좋은 치과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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