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정치료에서 발치 비발치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환자분들께 항상 드리는 말씀인데요,
교정치료하는데 젤 골치 아픈게 발치비발치 치료계획 정하는 겁니다.
부모님들 입장에서야,
발치만 안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들 많이 하시는데요.
발치없이 무리하게 배열하다가 망치는 케이스들 적지 않습니다 ㅠ
이런 케이스를 한번 보실까요.
이런 상태로 내원하셨는데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나요? 배열은 잘 되어 있는 것 같지요?
어금니도 긴밀하게 잘 물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면에서 잘 보면,
윗니 정중선이 벌어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실 이 분은 교정치료가 끝난지 1개월 되셨다는 분입니다.
돌출입때문에 교정치료를 시작하셨다는데 변한게 없다고 하시네요. ㅠ
돌출입이 얼마나 개선이 되었는지 볼까요?
흠...
입이 좀 들어간 것으로 보이시나요?
보통 생각하는 돌출입하고는 양상이 좀 다릅니다.
아랫입술이 한껏 긴장되어 있는 것이 보이실까 모르겠습니다.
아래턱쪽 수직길이가 과도해서,
입술에 힘을 주지 않고는 입을 다물수가 없는 골격입니다.
힘을 주지 않으면 입이 헤벌어질테니까요.
저렇게 입술에 힘을 주면, 입술주변 근육이 긴장해서 입이 나와보이죠.
그래서 본인이 돌출입이라고 느껴서 교정치료를 2년이나 받은 거고요.
하지만,
이것은 치료가 끝나고 나서의 엑스레이입니다. ㅠ
이러니, 돌출입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느낄 수 밖에 없겠지요.
돌출입을 해소하긴 해야겠는데... 발치교정을 할 모양은 아니고...
그래서, 치아사이를 갈아내는 치간삭제를 시행하였습니다.
전치열에 걸쳐서요.
이 사진을 보고 전체치아의 폭을 약간씩 갈아낸 것을 보실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이 케이스는 나름 굉장히 정성스럽게 치간삭제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티가 많이 나지는 않습니다.
일단, 치간삭제의 핵심은 정성스러움인데 그 얘긴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삭제를 했지만 결과는,
돌출입도 해소하지 못 했고,
한달만에 치아사이에 틈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전체치열에 걸쳐 잇몸뼈의 높이가 많이 낮아진 것입니다.
교정치료 전의 사진을 확인할 수 없으니,
얼마나 나빠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교정전에 이런 상태였으면,
교정치료를 시작할 수도 없었을 걸로 추정할 뿐입니다.
특히, 윗니 앞니의 상태가 많이 안 좋습니다.
제가 노란선으로 그어놓은데가 잇몸뼈의 높이인데 많이 낮아져 있습니다.
즉,
2년간의 교정치료의 결과로,
돌출입 느낌도 해소를 못 했고,
치아사이에 틈만 생기게 되었으며,
잇몸뼈가 약해졌다...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을까요?
교정치료 종료한지 1개월만에 이렇게 되셨다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몇년 지난 상태라 그때 어떻게 얼버무렸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환자분도 그 후로 내원을 안 하셔서 잘 모르겠습니다.
발치를 하지 않은 선택은 다행이었으나,
그 대신, 치간삭제를 한 것이 제일 문제이겠습니다.
이런 케이스는 앞니가 돌출되어 발생한 돌출입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ㅠ
그래서,
치료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첨부터 무자르듯이 치료계획을 설정해 놓고,
무작정 따라가는 것도 좋지 않고요...
하튼,
가끔 이렇게 치료가 끝이 난 케이스를 보고 난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환자분이 참아온 시간들에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혹시 저도 이런 케이스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요.
이런 판단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그러니 더욱 집중해서 환자분을 대해야 된다는 얘기겠지요.
글이 길어져서 다음엔,
발치교정을 너무 성급하게 다루어서 문제가 된 케이스를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치료끝이 좋은 치과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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